협곡 사이의 트레일, Chief Joseph Wildlife Area의 Green Gulch trail

🌲 09/05/20

 

9월 첫째 주의 하이킹은 Washington State의 Asotin이라는 동네로 가봤어요. Yellowston에서 시작되는 Snake river가 흘러가는 곳이에요. 미국에서 가장 깊은 협곡으로 Idaho와 Oregon에 걸쳐 있는 Hells Canyon을 꼽는데요 (베어 그릴스도 다녀왔더랬죠), Asotin은 Hells Canyon의 시작 부근에 있는 마을이에요. (The Hells canyon starts 90 miles south of Lewiston, Idaho and Extends 40 miles further south to appoint near Oxbow, Oregon)

아무래도 Canyon이다 보니 주변이 숲이거나 나무가 있진 않아요, 산이라고 하기보다는 민둥산? rugged grassland canyons라고 하더라구요. 이번에 걸었던 트레일은 Green Gulch Trail, 9.9 miles, Out&Back입니다.

 

Chief Joseph Wildlife Area - Green Gulch — Washington Trails Association

Green Gulch Trail

 

집에서 한 시간 반이나 떨어진 곳이라 아침부터 준비해서 출발했습니다. 게다가 이날은 100°F 까지 오를 예정이라고 해서 얼른 올라갔다 내려와야겠다 생각했어요. 가는 길에 영어 선생님이 추천해주신 Buffalo Eddy에도 들렀습니다. 4500년 전에 Nez Perce들이 만들어진 Petroglyphs(암각화)들이 있는 곳이에요. 짧은 트레일을 따라 여러 Petroglyphs들이 그려져 있는데 저희는 조금만 걷고 물가에 좀 앉아있다 와서 산양 모양의 Petroglyphs만 보고 왔네요. 바로 옆에 비치도 있었는데 물놀이하기가 좋아 보였어요.

 

 

Green Gulch Trail의 주차장에 버려진 집(?)이 있었어요. 안에는 사람들에 벽화를 그려뒀더라구요. 사무실 같은 곳인가 했는데ㅎㅎ

Discover pass가 필요하다는 표지판이 작게 있었는데요, 저희는 없어서 그냥 주차했어요.

대부분 입장료나 Discover pass가 필요한 곳에 사무실은 없어도 무인 자판기나 게시판(?)이 있는데, 여긴 없었어요. 어쩔 수 없이 공짜로 들어갔어요, 정말 어쩔 수 없이 ^^* 다행히 주차장에 주차된 차도 저희밖에 없었고, 트레일을 걷는 동안 만난 사람도 한 명도 없었습니다. 걷고 내려오니 왜 사람이 아무도 없는지 알겠더군요.

 

 

주차장에서 트레일 입구 표지판이 있는 곳 까지도 꽤 멀었어요, 400m 정도? 아스팔트 돌멩이들이 덮인 길이다가 갑자기 마차가 지나간 것 같은 흙길로 바뀌어요. 역시 사람들이 자주 다니는 트레일이 아닌지 허리 높이까지 올라오는 Glass가 있는 길이 계속돼요. 긴 레깅스와 팔토시를 입고 오길 정말 잘했어요. 옆으로는 계곡도 보이는데 올라가다 보니 사라졌어요.

걷다 덤불에서 발견한 깃털, red-taild hawk의 깃털이려나?

트레일 곳곳에 야생동물의 응가도 있어요, 다른 트레일에서 봤던 말똥과는 확실히 다른 모양이었어요. 다행히 사람을 무는 벌레는 거의 없었고 날 때마다 따닥따닥 소리를 내는 따닥이(?)와 메뚜기들이 많았어요 ㅎㅎ 트레일을 걷는 동안 야생동물은 한 마리도 만나지 못했어요. 그런데 여기 동물들이 안 살 것 같아요...

 

 

풍경이 정말 기가 막히죠??? 흔히 보지 못하는 협곡의 풍경.

항상 멀리서 보던 이런 산(?)들이 벨벳처럼 부드러워 보였는데, 아니었어요... 엄청 삐죽삐죽한 풀들이었어요...ㅠㅠㅠ

그리고 사람들이 왜 푸릇푸릇한 산에 등산을 하러 가는지 이제야 깨달았어요.

이 곳은 시야가 확 트여있고 그늘도 없고 가야할 길이 계속해서 눈이 들어오니 엄청 지루하고 정신적으로 의욕이 생기지 않았어요.

남편과 둘이 중도포기를 몇 번이나 고민했는지 몰라요 😭 하이킹을 좋아하시는 분들, 이런 트레일은 비추해요.

 

 

 

여기가 Green Gulch Trail의 최고 피크!!! 사실 이 이후에 트레일이 조금 더 이어져있었지만 가지 않았습니다 푸히히

길이 어디까지 있는지 모르겠지만 보이는 능선 넘어는 바로 Oregon 이랍니다, 이곳이 거의 Idaho, Washington, Oregon의 경계에 가깝거든요. 힘들었지만 경치는 멋있죠? 사실 하이킹을 하는 반 정도는 계속 이런 풍경이었습니다만...ㅋㅋㅋㅋ

피크에 도착했을 때 기온이 거의 100°F(27°C) 였구요, 온몸에 막이 생긴 것처럼 땀이 엄청 흘렸어요. 그래서 가져온 물을 모두 마셔버린 상태였습니다. 남편이 엄청 목말라해서 고생했어요.

 

 

점심으로 싸간 베이글 샌드위치! 베이글 사이에 소시지 패티와 계란 프라이, 치즈, 홀그레인 머스터드, 케첩, 마요를 넣고 만들었어요. 간단하지만 든든해요. 저희 동네 베이글 가게에서 몇 번 사 먹었는데 먹다 보니 나도 만들 수 있겠는데? 싶더라고요 ㅎㅎ

이제 하이킹 갈 때 점심 무조건 베이글 샌드위치로 결정 (사실 요즘 남편 점심 도시락도 이거예요 ✌🏻)

 

 

가져온 담요를 깔고 살짝 누워있다가 목이 말라서 얼른 내려갔습니다. 내려가는 건 올라오는 것보다 속도가 2.5배는 빨랐는 듯.

물이 필요해, 당이 필요해!!!!! 슬프게도 가장 가까운 주유소가 40분 거리에 있어서, 호다닥 내려가서 호다닥 운전해갔습니다.

새로운 풍경이고 항상 멀리서만 바라보던 협곡이라 멋있고 좋았지만 다시는 오지 않을 유형의 트레일이었네요.

잘있어, 만나서 반가웠고 다신 만나지 말자 👋🏻👋🏻

 

 

Zip Trip에서 사먹은 마운틴듀 슬러시!!! 역시 액상과당 굿! 500ml 물, 파워에이드, 마운틴듀 슬러시 바로 다 마셔버렸어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 Snake river를 따라 달려가는데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더라구요, 이곳은 하이킹이 아니라 물놀이를 하러 오는 곳이었어요!!! 다음 하이킹 부터 차에는 항상 아이스박스와 물을 챙겨 다녀야 겠다는 교훈을 얻은 Green Gulch Trail 하이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