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에 산양 (Mountain Goat)이 사는 Scotchman Peaks trail 🐐

2021년 하반기 첫 하이킹을 다녀왔습니다. 작년 여름부터 하이킹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여러 번 다녔더니 눈이 높아져서... 점점 더 멋진 산에 가보고 싶은 욕심이 생겨요. 동네 산은 더 이상 갈 수 없는 몸이 되어버린 나.
그래서 이번에 선택한 곳은 아이다호의 Panhandle 끝자락에 있는 도시 Sandpoint 근처 Clark Fork의 Scotchman Peaks Trail에 다녀왔습니다. 영어 선생님께서 너무너무 멋있다고 추천해주신 곳.
AllTrails에 찾아보니 무려 Hard 레벨의 트레일이더라구요. 7.6 miles의 트레일인데 elevation gain이 3,664 ft나 되는 곳.
날이 더워지면서 운동을 전혀 못했는데, 두려움에 떨면서 그래도 출발!

Welcome to the Friends Of Scotchman Peaks Wilderness | ScotchmanPeaks.org

스코츠맨 피크 · 미국 83811 아이다호

Sandpoint은 차로 3.5-4시간 정도 걸리는 곳이라 하산 후 운전해서 집에 가기 힘들 것 같아서 에어비엔비에서 하루 묵기로 했어요.
이곳은 에어비엔비 주인님께서 추천해주신 곳 Clark Fork Pantry. 정상에 올라가서 먹을 점심 샌드위치를 구입했어요.
허클베리 아이스크림과 쉐이크도 팔길래 산행 후 내려와서 먹기로 했어요. 흐흐
샌드위치 안에 든 것도 많은데 저렴하고 존맛탱. 역시 식당 추천은 현지인에게 받아야 해요.

Hard 레벨에 걸맞게 트레일 헤드부터 정상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오르막입니다. 이제까지 다닌 산중에 Hard는 작년에 다녀온 Oregon의 Maxwell Lake인데 그곳은 마지막 1 mile이 굉장한 오르막이었거든요. 그런데 이곳은 마지막 1 mile 오르막 정도가 계속되는 트레일이었어요. 수목한계선을 넘어가는지 마지막에는 거의 돌밖에 없고, 돌밖에 없는 그곳에 산양이 있었습니다!!!

Oregon Eagle Cap Wilderness의 Maxwell Lake 당일치기 산행

나도 등산가방을 사야겠다 ^^;;

요즘 산불 시즌이라 뷰가 조금 흐리긴 한데 그래도 너무너무 멋있었어요. Courd A'lene처럼 Sandpoint에도 아주 큰 호수가 있어요. 산만 있는 것보다는 호수가 보이는 풍경이 더 멋있죠. 산양은 세 마리나 만났습니다.
사실 정상까지는 조금 더 갔어야 하는데 산양에 정신이 팔려서 저곳이 피크라고 착각을 해버렸어요. 하지만 뷰는 비슷하지 않았을까 위로해봅니다. 산양과는 100피트 정도 떨어져야 하는데 자꾸 주변을 돌아다녀서 그냥 아무 데나 앉아서 쉬었어요. 샌드위치도 먹구요! 사람들이 익숙한 산양인지 신경도 안쓰더라구요 ㅎㅎ
정상까지는 세 시간 반 정도 걸렸는데, Out&Back 전체 거리는 7.8 miles보다 훨씬 더 되는 것 같아요. 피크까지 갔다 내려오는 건 10 miles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르막은 가팔랐지만 올라갈만했는데 그 오르막을 그대로 내려가려고 하니 무릎이 정말 아프더라구요. 원래 산을 내려갈 때 다리가 더 아픈 게 맞지만, 이번에는 무릎 속이 너무 아팠어요. 근력운동을 좀 해야겠다.

높은 산이 맞는지 트레일 주변에 허클베리들이 있었어요! 정말 아는 만큼 보이는 가봐요. 예전에 영어 선생님과 허클베리를 따러 간 적이 있거든요. 일정 evelation level에만 사는 야생 베리인데요, 이걸 곰이 정말 좋아한데요.
트레일 입구에 곰을 조심하라는 표지판이 있긴 했는데 정말 곰이 살긴 사나 봐요! 저도 몇 개 따먹었습니다 헤헤
트레일을 다시 내려가는데 너무 힘들어서 내려가서 먹을 허클베리 아이스크림만 생각하면서 고통을 버텼습니다 ;;;;
점심 샌드위치를 샀던 Clark Fork Pantry로 가서 허클베리 아이스크림과 쉐이크를 먹었는데, 제가 먹어준 허클베리 아이스크림 중 가장 맛있고 허클베리 향이 강한 아이스크림이었어요. 진짜 허클베리가 막 박혀있어요 최고 👍🏻

Huckleberry Picking :: 야생의 허클베리를 따다, 로컬들만 아는 허클베리 스팟

아이스크림을 먹고 앉아서 쉬다가 Sandpoint City Beach Park에서 발좀 담그고 저녁을 먹고 숙소로 갔습니다.
Sandpoint가 캐나다 국경과 가까운 도시라서 다운타운에 캐나다의 깔끔한 느낌이 나요. 그리고 큰 호수가 있어서 그런지 부자들의 휴양지 느낌이 난달까? 너무너무 좋았어요. 여기까지 과연 한국사람들이 많이 올까 싶지만 추천해봅니다.
이번 하이킹 여행도 성공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