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의 미국 치과 치료 (레진치료, Community Clinic 이용)

한국에서 미국으로 오기 전, 미국은 모든 의료 관련 비용들이 비싸서 무조건 아프면 안 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래서 특히 이가 약한 나는 치과부터 달려가서 급한 치료는 당장 해달라고 하고, 레진, 인레이, 크라운 치료 등 다양한 치료를 한국에서 다 받고 왔다 (그때도 돈이 많이 깨졌다, 한국에서도 만만치 않은 충치 치료 비용)

그런데 미국에 오자 마자 치아에 Black spot을 발견한 것이다. 속으로 '에이 설마 치료받고 왔는데 바로 충치가 생긴다고? 통증이 없으니 그냥 냅둬보자'는 생각으로 2년이 지났다 ㅋㅋㅋㅋㅋ 어느 날 거울을 봤는데 그 Spot이 생각보다 많이 커진 게 아닌가, 아 클났다....

내가 가지고 있는 보험이라곤 학교에서 추천해준 저렴한 ISO의 보험밖에 없었다.

심지어 치과보험이라는 걸 다들 따로 드는 줄도 몰랐다. 우리 보험이 싼 거라 치과치료는 보장이 안되나 보다 라고 생각했다.

그냥 뒀다간 신경치료나 크라운, 아니 나중에 임플란트까지 해야 되면 어쩌지?라는 걱정만 커져서 급한 마음에 시애틀에 있는 한인 치과의 원장님께 다짜고짜 메일을 보내봤다. (우리 동네는 시골이라 주변에 한인 치과, 심지어 한인 병원도 없다)

 

답변으로는 충치 1개의 면적에 따라 $95-$200 (검진, 엑스레이 포함)이고, 충치 개수에 따라 할인율을 적용해 준다는 것이었다. 한국과 다르게 치아의 위치 (Anterior, Posterior) 그리고 치아 한 개에서도 충치가 있는 Surface 개수에 따라 치료 비용이 달라진다.

아 시애틀까지는 차 타고 6시간이나 가야 하는데 한국인 의사 선생님을 만나러 거기까지 가야 하나?라고 생각하며, 혹시나 하고 ESL 선생님께 내 사정을 설명했더니 동네에 있는 Community Health (Community Clinic 혹은 Health Center)를 소개해줬다.

 

The community health center (CHC) in the United States is the dominant model for providing integrated primary care and public health services for the low-income and uninsured, and represents one use of federal grant funding as part of the country's health care safety net. The health care safety net can be defined as a group of health centers, hospitals, and providers willing to provide services to the nation's uninsured and undeserved population, thus ensuring that comprehensive care is available to all, regardless of income or insurance status.(wikipedia)

Community Health Center는 의학적으로 소외된 지역에 위치하거나 의학적으로 소외된 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지역 사회 중심의 비영리 클리닉이다. 이 곳에서는 소득 수준이나 보험 상태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저렴하고 포괄적인 1차 진료를 제공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치료는 아니더라도 진료를 받고 견적만 받아보러 바로 병원으로 달려갔다. 지역에 따라 Community Health Center 에 Dental clinic 이 없을 수도 있지만, 우리 동네에는 Medical, Dental, Pharmacy, Behavioral Health service를 제공하는 나름 규모가 있는 곳 같았다. 

여느 병원과 마찬가지로 방문을 하자마자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 검진 예약을 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 날로 약속을 잡아줬다 :)

X-ray를 찍고 의사 선생님이 치아를 살펴보고 나서의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충치 9개... 첫날 X-ray 비용은 $60 정도.

울먹거리며 root canal (신경치료)을 해야 하는 치아가 있냐고 물어봤고, 의사 선생님은 웃으며 전부 레진치료만 하면 될 것 같다고 위로해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덜덜 떨며 데스크로 가서 가격에 대해 얘기를 하는데 'Sliding fee discount program'이라는 할인 프로그램을 소개해줬다.

 

할인율은 사진을 확대하세요

 

Sliding (Scale) Fee Discount Program is a payment model providers can use to care for patients who cannot afford care otherwise, for example, those with low-income or who need to self-pay. It allows patients to be able to afford your services and thus make the payments.
저소득 층이거나, 개인 보험이 없거나, 개인 지불을 해야 할 경우 가족 수와 가계소득의 정도에 따라 할인율을 적용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간단하게 개인정보, 가족, Annual Income, Housing situation 등을 기입했고, 나의 Sliding fee discount category는 두 번째인 B에 해당했다. (Federal Poverty Guideline을 기준으로 한다) Patient Service Coordinator와 상담을 받으면서, 이 할인 프로그램을 정말 외국인 유학생 신분으로 받아도 되는 프로그램인가에 대해 물어봤다. 트럼프가 작년에 Public Charge의 범위를 넓히자는 규정을 새로 제안해서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은 Public charge나 Benefit을 이용하는 것을 아주 조심해야 한다. Coordinator 왈, 이 프로그램은 federal에서 병원에 fund를 해주는 것은 맞지만 병원에서 own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Public charge/benefit에 포함되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그래도 걱정이 되서 집에 와서 바로 구글링을 해본 바로,

 

'eligibility for discounts is based on income and family size and no other factors (e.g., assets, insurance status, participation in the Health Insurance Marketplace, citizenship, national origin, population type)'.

Under the proposal, would sliding fee discounts at health centers be considered in public charge determinations?  No.  Only those benefits explicitly listed in the proposed regulation would be considered – and sliding fee scale discounts are not listed. 

 

이민법 관련 포스팅을 하시는 변호사님 블로그에 질문을 남겼었는데, 내가 이해하기론 이 program은 public charge에 해당되진 않지만 웬만하면 정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받지 말라는 식으로 말씀하신 것 같고, 이게 만약 앞으로 포함된다 하더라도 법이 바뀌기 전에 혜택을 받은 것은 상관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나에겐 이 치료비가 너무 부담스러워서 결국은 할인을 받기로 결정했다.

 

 

할인 받은 가격으로는 1 visit 당 최대 $75 로, 1 visit에 여러 치아를 치료를 받아도 $75를 내면 됐다! 우와 :)

바로 옆에 인접해 있는 치아 여러개의 경우 동시에 치료가 가능해서 $75*9 보다도 더 저렴하게 치료를 받았다.

기본 치료 비용으로는 Resin의 경우 Posterior two surface $243, Posterior three surface $297, Anterior three surface $258 이었다.

크라운의 경우는 다른 할인율을 적용 받으며, 크라운을 만드는 Lab 비용도 따로 청구가 된다. 신경치료의 경우 치료비가 또 추가되고.

레진 9개 치료 + 스케일링 견적 총 $2,521 이 나왔는데 할인을 적용받아 $500 정도로 치료 완료.

치료는 일주일에 2-3번 정도씩 2 주 간격을 두고 진행했고, 중간에 내가 휴가를 다녀왔기 때문에 총 치료를 끝마치는 데 두달정도 걸린 것 같다.

치료 수준은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치료를 마치고 3주 후 치료받은 치아에 Spot이 생겨서 한번 더 병원을 방문했더니 착색된 것 같다고 ㅠㅠ

6개월 정도 이가 약해져 있으니 조심해야하고, 커피 같은 걸 많이 마시면 착색될 수 있다고 했다. 에휴 그래도 많이 티 안나니까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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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치과 보험도 없고 주변에 Community Health Center 도 없다면, 급한데로 Dental Savings Plans 을 이용할 수도 있다.

Savings Plans은 보험이랑은 조금 다른데 연간 가입비를 내면 20-60%의 치료비를 할인받을 수 있는 상품이고 가입하면 거의 바로 할인을 적용받을 수 있어서 급하게 치과 가야할 때 얼른 가입해서 이용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아무튼 나는 정말 행운아 인것 같다, 소개해준 선생님도, 할인을 적용해준 병원도, 치료를 해준 선생님께도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미국 와서 치아 관리를 나름 한다고 했는데,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 1년 후에 스케일링도 꼬박꼬박 받으러 가야지.

미국에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병원을 악의적으로 이용하면 안되겠지만, 급하게 치료해야하는데 치료비가 정말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 특히 학생들의 경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정보가 도움이 됐길 바라며, 미국에서 생활하시는 분들 모두 아프지 마시고 건강 관리 잘 하시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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