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처음이자 마지막 설산 하이킹 ❄️ Carson Pass to PCT South

오랜만의 겨울 산행, 올해 처음이자 마지막 설산 하이킹을 다녀왔습니다.
캘리포니아로 이사 내려오면서 스노우타이어를 팔고 와서 겨울에 눈이 있는 곳에 가기가 좀 부담스러웠는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한인산악회의 산행에 참여하여 다녀왔습니다. Tahoe area 베테랑 회원(?)분이 계셔서 루트도 짜주시고 준비물 목록까지 챙겨주셨어요. 든든하다.
남편과 항상 단둘이서 하이킹을 다니다가 이번에는 저 혼자(+친구)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다녀왔어요. 우리 강아지는 힘든 산행은 하기 싫어해잉 🐶
* 준비물 (23-12-03)
SNO-PARK Pass, 스노우슈, 마이크로스파이크, 게이터, 방수(한) 등산화, 등산스틱, 선글라스, 방한장비(옷), 점심

https://www.alltrails.com/explore/map/carson-pass-to-pct-south-479f499?u=i&sh=cpaax6

오전 9시, Carson Pass SNO-PARK에서 만나서 인사를 나누고 출발했어요. 생각보다 눈이 많이 쌓여있었습니다.
집에서 출발 당시 Carson Pass, Kirkwood에 Chain Control Requirement 2가 떠서 체인을 준비해 갔었는데 저희가 tahoe area에 도착하자마자 해제가 됐더라구요. 오예. 번거롭게 체인을 끼웠다 뺐다 하지 않아도 되었어요. 그래서 구입한 체인은 환불할 예정이라고!

출발한 지 30분도 안되어 착용하게 된 스노우슈 Snowshoe. 보통 무릎 이상까지 눈이 내려서 발이 푹푹 빠지는 경우 착용합니다. 산행 초반에는 마이크로스파이크를 착용하고 스노우슈는 등산가방에 묶어서 매고 걸었어요. 제 스노우슈의 무게는 2kg 정도.
이번 산행에 필요해서 처음으로 스노우슈를 구입해 오신 분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신상 스노우슈... 참 가볍고 좋더라구요. 저는 예전부터 사용하던 것을 들고 왔고 두 명은 중고로 스노우슈를 새로 사 왔는데 예전 것들이 주로 크고 무거웠어요 흑흑 나도 새거 사고 싶다!
스노우슈를 신으면 아무래도 발이 무거워지고 땅을 디디는 면적이 넓어져 가동 범위를 넓게 걸어야 해서 일반 하이킹보다 훨씬 빨리 피로해져요. 그리고 눈이 있다는 것은 날이 춥다는 것. 굉장히 빨리 피로해졌습니다. 하지만 멈추면 춥기 때문에... 절대 조금 멈춰...!!!

눈이 많아서 트레일이 눈으로 뒤덮여 있어 길을 찾기가 쉽지 않았어요. 멋진 내리막 눈길 사진은... 가려는 트레일이 아니라 잘못된 길이었다!!! 어쩐지 엄청 가파르고 힘들었어요. 설산 하이킹은 생각보다 정말 위험한 것 같아요. 전화도 잘 안 터지는데, 절대 gpx 지도 필요합니다!!

 
스노우슈 때문에 생각보다 시간이 지체되어 목적지(정상)까지 오르지 못했습니다. 눈이 없었다면 그리 힘든 트레일은 아닌 거 같은데. 낙오된 사람도 한 명 있었어서 적당한 평지(valley) 돌아가 점심을 먹었습니다. 저는 가방을 가볍게 하기 위해 에너지바와 주먹밥을 싸갔는데 다른 분들은 등산 베테랑이라 그러신가 라면 끓여 먹을 것들을 챙겨 오셨더라구요. 덕분에 따뜻한 라면을 좀 얻어먹었습니다, 헤헤
상체 운동 열심히 해서 다음엔 나도 라면먹을 것들을 들고 가야지, 집에 장비들은 다 있는데 몸이 준비가 안되어있네.

하산할 때에는 원래 왔던 길이 아닌 길지만 조금 더 편한 내리막 + 평지 길로 돌아갔어요. 산불 관리를 위해 만들어진 Fire road로 걸어왔어요. 눈에 덮여있는데 새로운 길은 어떻게 찾으신 건지, 산악회 리더님 대단하십니다.

오랜만에 많은 눈을 보고 스노우슈잉도 오랜만에 해서 너무 반갑고 즐거웠던 겨울 산행이었습니다. 남편이랑 우리 강아지 대일이도 눈을 같이 봤으면 좋았을 텐데 ❄️🐶 다음에 같이 또 가자. 하지만 올해 설산 하이킹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