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여름 끝자락에 다녀온 캠핑: Bushay Campground, Mendocino Lake

여름이 다 가기 전에, 이번에는 둘이 아닌 남편 동료 + 강아지까지 넷이서 마지막 캠핑을 다녀왔습니다.
아-무 계획도 없이 정말 힐링을 위한 2박 3일 캠핑, 위치도 너무 멀지도 않지만 여행 느낌은 나게 한 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Bushay Recreation Area 캠프그라운드로 다녀왔네요.
캘리포니아의 Mendocino Lake 북쪽에 있는 세 캠프그라운드 중 한 군데입니다. 두 군데는 지금 닫았더라구요. Mendocino Lake도 와인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하네요.

https://maps.app.goo.gl/bbCG4MR5S4Rnsk1g8?g_st=ic
https://www.recreation.gov/camping/campgrounds/233437

Bushay Recreation Area, Mendocino Lake - Recreation.gov

한 사이트에 차 두대, 8명까지 수용하는 pet-friendly campground였습니다. 사이트당 면적이 제법 넓었고 나무는 많지 않았네요. 캠핑 시즌 끝자락이라 그런지 근처에 사람이 많지 않아 강아지를 풀어놔도 걱정이 없어서 좋았네요.
2박 3일 예약하고 왔기 때문에 장작을 넉넉하게 준비해 갔습니다. 그런데 호스트가 지나가면서 캠핑장에 있는 나무를 사용해도 된다고 얘기해주더라구요 허허.
캘리포니아는 장작이 왜 이렇게 비싼지. 마트에서 구입하면서 충격받았어요! 원래 이렇게 비싸지 않았던 것 같은데.

보통 남편과 둘이서 캠핑을 가면 설거지도 귀찮고 이것저것 치울 일이 많아서 대충 챙겨 먹는데요.
이번에는 늘 먹던 간편한 메뉴에 한 가지 특별한 메뉴를 더했습니다. 바로 즉흥적으로 구입한 홍합!!!! 아침저녁에 추울까 홍합을 사 가서 끓여먹었는데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식수대에서 홍합을 대충 씻고 물과 마늘, 고추만 넣고 끓여먹었는데 왜 이렇게 맛있는지. 첫날 저녁에는 홍합탕과 스테이크, 야채를 구워 먹었습니다. 함께 간 친구가 가져온 위스키와 함께!! 후후
*홍합은 미리 구입해서 집에서 깨끗이 씻어가는 것이 위생적이고 편하다는 것을 깨닳았습니당 흑흑 캠핑장에서 씻느라 힘들었어요.
다음날 아침에는 코스트코에서 구입한 농심 돈코츠라멘 컵라면을 먹었어요. 이거 아주 강추입니다. 시판 돈코츠라멘 중 최고인 듯. 점심으로는 남은 홍합탕에 일본식 우동면을 넣어 먹었어요.
저녁으로는 직화로 구운 소세지를 넣은 핫도그와 양심상 구입한 샐러드를 먹었습니다.
간단한 캠핑 메뉴로 추천해요. 한국에서는 캠핑 가서 엄청 근사하게 차려 드시던데 그 설거지들은 어떻게 하시는지... 한국은 캠핑사이트 시설들이 다 좋아서 그런 거겠죠...? 미국은 캠핑카가 없으면 귀찮....

이번 캠핑은 하이킹 등의 추가 계획 없이 온전히 힐링만을 위해 무계획으로 다녀왔는데요. 그래서 해먹을 구입해봤답니다. 밤에도 많이 춥지 않은 여름에는 해먹에서 자기도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 정도로 편하다는 말이겠지?라고 생각하고 기대하며 샀는데, 이번 캠핑에서 제일 만족스러운 부분이었답니다. 해먹 최고 👍🏻
저희 강아지 대일과 같이 누워봤는데 편한지 잠도 잘 자더라구요. 하나는 친구의 해먹이었는데 저희도 하나 더 사야겠어요.

호수 근처를 한 시간 정도 걸었더니 흙개가 되어버린 대일. 호수가 많이 말랐는지 수위가 많이 낮아졌고, 고운 모래들이 드러나있더라구요.
올해도 캘리포니아에 가뭄이 제법 심했나 봐요. 작년보단 덜한 것 같지만.
잠깐 걷고 뭘 할까 고민하다가 피크닉 매트를 펴고 누웠다가, 책을 읽었다가, 보드게임을 하다가 하면서 띵가띵가 놀았습니다 :)

셋째 날로 넘어가는 자정부터 비 예보가 있었는데, 이날은 기상청이 얼마나 잘 맞추던지 밤에 되자마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텐트가 waterproof라서 괜찮겠지 하고 그냥 잠들었는데 3 season tent라 그런가, 빗방울이 굵어지면서 비가 새더라구요... 타프를 쳤었어야 하는데 바닥에서 올라오는 습기를 막으려고 텐트 아래애 깔아놨더니 오히려 물이 고여서 텐트 안이 습해졌어요.
자다가 엉덩이 부분이 축축해서 일어났더니 비가 새고 있었다는... 새벽 3시쯤 차로 피신, 5시쯤 비가 잦아들어서 텐트를 걷고 해가 뜰 때까지 차에 있었답니다. 하하;;; 해가 뜨자마자 바로 도망쳐 가장 가까운 동네의 카페로 갔는데 갑자기 비가 아주 퍼붓더라구요. 타이밍이 아주 좋았네요.
내년 캠핑을 위해 새로운 텐트를 사기로 다짐하며. 너무 추웠지만 기억에 남을만한 재밌는 캠핑이었어요. 장비 업그레이드의 필요성을 느끼며 올해 마지막 캠핑 끝 :)

https://youtu.be/kkWHHhxGl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