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와 떠나는 첫 여름휴가 #2 :: Diamond Lake, Broken Arrow Campground, Oregon

Crater Lake NP를 살짝 둘러보고 40분 정도 북쪽으로 달려와 도착한 Diamond Lake, 그리고 2박 3일 동안 묵을 Broken Arrow Campground.
해외 여행객들에게 유명한 곳은 아니라 한산하게 휴가를 즐기기 좋은 곳 같습니다. 장기간 캠핑을 온 사람들이 굉장히 많더라구요. 미국 캠핑장의 경우 한 캠핑장 내에서도 미리 예약을 해야 하는 곳과 FF (First come first serve, 선착순)으로 갈 수 있는 곳(섹션)이 나눠져 있는데요. 이 캠핑장은 일주일 전에 예약을 해도 두 군데 다 많이 비어있었습니다.

Broken Arrow Campground · NF-4795, Crescent, OR 97733

Broken Arrow Campground, Umpqua National Forest - Recreation.gov

Broken Arrow Campground는 개별 공간이 굉장히 널찍하고 샤워장도 아주 잘 되어있어서 너무 편한 캠핑장이었습니다. 강아지와 하는 첫 캠핑이라 옆팀이랑 너무 가까이 붙어있으면 어떡하지? 계속 리쉬를 하고 있어야 하나 걱정했는데, 넓어서 Dale이 옆팀 사람들이 있는 곳까지 가진 않더라구요. 덕분에 편하게 오프 리쉬로 있었어요 (사실 리쉬를 하고 있어야 하긴 해요, 하하)
완전히 호수 옆에 있는 캠핑장은 아니고 10-15분 정도 걸어야 호수가로 갈 수 있는 정도의 거리였습니다. 그래도 모기가 너무 많았어요. 4년동안 모기가 없는 지역에서 살았는데, 여기 캠핑장에서 4년 동안 물릴 모기를 다 물린 것 같아요 하하.
사람에게도 모기가 자꾸 오기도 했지만 강아지에게 벌레들이 엄청 붙더라구요. 강아지와 같이 온다면 특히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 저희는 모기퇴치 스프레이도 뿌리고 모기향도 피우고, 텐트에는 모기 및 벌레가 들어오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했답니다.

호수 양옆에는 Bailey 산(왼쪽, 2,553m)과 Thielsen 산(오른쪽, 2,799m)이 있습니다. 두 산모두 여름에 하이킹으로 유명하다고 하네요. Bailey 산에는 스키장도 있는 듯합니다. 높이는 둘 다 비슷하지만 Thielsen 산은 정상 부분이 돌산이라 Mountain climbing을 해야하더라구요. 조금 더 난이도 있는 산인 것 같아요. 캠핑장에서 만난 한 할아버지는 며칠간 캠핑장에서 묵으며 두 산을 모두 오르신다고 하던데 정말 대단하시더라구요. 저희는 2박 3일만 묵기 때문에 둘 중 한 군데만 선택해야 해서 조금 더 어렵고 뾰족(?)해 보이는 Mt Thielsen을 오르기로 했습니다.

캠핑장에 도착한 첫날, 텐트를 설치하고 불을 피우려고 하는데 갑자기 Thunder Storm이 온다고 하더라구요. 천둥이 치고 구름이 막 몰려오며 비가 오는데 조금 놀랐지만, 한국처럼 마구 쏟아붓는 비는 아니었어서 아예 젖을 작정으로 Diamond Lake에 수영을 하러 갔습니다.
캠핑장에서 호숫가로 걸어가는 길에 있는 도로에서 Mt Thielsen이 굉장히 잘 보여요. 다음날 오를 거니까 기념 사진 한 장.
비가 와서 그런지 수영을 하는 사람들보다는 앉아서 발을 담그거나 호수를 구경하는 사람만 조금 있었어요. 데크도 있는 걸 보니 보트를 탈 수 있나 봅니다. 물은 적당히 시원한 게 수영하기 딱 좋아 보였지만, 비가 와서 그런지 호수가 투명해 보이진 않았어요. Dale이 은근 몸을 물에 담그는 걸 싫어해서 수영은 시도했다가 포기.

여러 번 캠핑을 해보니 삼겹살을 굽거나 이것저것 푸짐하게 밥을 먹기에는 짐이 너무 많고 귀찮아서.
컵라면과 핫도그, 스프 그리고 소고기 스테이크 정도만 싸온답니다. 그래도 소스는 포기할 수 없지.
그 와중에 양심상(?) 싸온 샐러드, 코스트코에서 사 온 샐러드인데 너무나 탁월한 선택이었다. 등산을 할 때도 전날 굽고 남은 소시지와 샐러드를 싸갔는데 아주 맛있고 간편하게 먹었답니다.

조그마한 텐트에서 셋이 비좁게 잤습니다 헤헤 이불은 집에서 쓰는 이불을 바리바리 싸들고 갔답니다.
7월 말인데도 불구하고 숲 속이라 그런지 밤에는 좀 추웠어요. 강아지를 안고 자니 쪼금 따뜻했습니다. 나의 이동식 난로.
해가 굉장히 늦게 지기도 하고, 장시간 운전으로 피곤해서 별은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잠들었습니다. 둘째 날에도 등산을 하고 나서 너무 피곤해서 별을 못 보고 잠들었어요. 미국에서 별을 보기야 어렵지 않으니까...ㅎㅎ

집 나와서 자니 편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즐겁게 보내고 온 Dale의 첫여름휴가. 자연 속에서 제대로 힐링을 한 것 같아요.
다음 포스팅은 둘째 날 올라갔던 Mt Thielsen, 역시 자연은 Oregon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