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긋불긋 가을느낌이 나는 할머니산, Grandmother Mountain 하이킹

🌲 10/03/20 

10월 첫째주 주말 하이킹은 아이다호 Clarkia에 있는 Grandmother and Grandfather Mountain입니다.
이 두산은 절반 정도는 트레일을 공유하기 때문에 보통 묶어서 하이킹을 하는 것 같아요, 두개의 피크에요. 할머니 + 할아버지!!
구글맵에 트레일헤드를 찍고 올라갔는데요, 트레일헤드에 올라가기 전에 작은 주차장이 하나 더 있어요. 저희는 도로가 너무 좋지 않아서 거기에 주차하고 3마일 정도를 걸어올라갔습니다.
비포장도로에 바이크나 ATV를 많이 타서 그런지 땅이 울퉁불퉁 갈라져 있더라구요, 세단으로 운전해서 가다간 차 바닥이 다 긁힐 것 같아서 흑흑 왕복 6마일이 추가되었네요.
그래서 조금 낮은 Grandfather peak는 과감하게 패스하고 Grandmother Mountain만 올라갔다왔지요, 아쉽다.

Grandmother Mountain

사실 트레일헤드까지의 길의 상태는 이것보다 훨씬 더 좋지 않았습니다.
ATV를 타고 지나가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할머니와 할아버지께서 Grandmother and Grandfather Mountain에....!!ㅋㅋㅋ
ATV를 한대씩 운전하시고 까만 강아지 한마리씩을 태우고 지나가시는데 얼마나 부럽던지, 언젠가 저도 살거에요 ATV!!!

드디어 3마일 걸어 트레일헤드 도착!!!!!! 역시나 트럭들만 주차되어있었어요.
안내 지도를 보는데 주변에 산과 피크들이 많이 있네요, AllTrails에서는 못봤었는데 다음에 어디 갈지도 살펴봐야겠어요.
그런데 무섭게도 안내 지도판에 총을 쏜 구멍들이 있었어요... 무섭다, 밝은 바람막이를 입고 오길 잘했다!!!
남편 친구가 9월부터는 화살 사냥 시즌이라고 밝은 옷을 입고 가라고 조언해줬어요, 역시나 걸어오는 길에 캠핑용으로 보이지 않는 큰 텐트들이 많더라구요.

아직 미국에서 많은 산을 가보진 않았지만, 한국처럼 울긋불긋 단풍이 참 없어요... 왤까, 훨씬 높아서 그럴까나
하지만 바닥 쪽에서 자라는 정체모를 풀들이 울긋불긋해서 나름 가을 느낌이 났습니다. 집 근처에는 없는 풀이닷!
기온은 저번주와 비슷했는데 확실히 날씨가 맑아 해가 뜨니 훨씬 따뜻하네요, 반팔에 바람막이만 입었는데도 더웠어요.
트레일 초입에서 주운 지팡이! 사실 스틱이 필요할 만큼 힘든 트레일은 아니었지만 쉽게 주울 수 없는 저에게 딱 맞는 나뭇가지이길래 들고다녔어요 헤헤

트레일에 사람들이 많진 않았지만 친구들끼리 그룹으로 온 사람들이 있어서, 간격을 벌리기 위에 점심을 먹기로!!
산에 올 때마다 싸오는 베이글 샌드위치! 베이글에 홀그레인머스터드 바르고 고기패티, 치즈, 계란후라이, 케첩, 마요 끝!!!!
은근 든든해요, 아무데나 앉아서 얼른 먹고 수분도 보충하고 다시 출발.

여기는 정상은 아니고 70%정도 올라왔을 때 인것 같아요.
사실 피크는 피크의 느낌이 별로 나지 않았는데, 가는 도중의 경치가 너무 멋있고 큰 돌이 있어서 사진 찍기도 좋았어요ㅋㅋㅋ
주변에 산이 꽤 있는지 멀리 있는 산들이 수묵화처럼 보여서 너무 멋있고, 미국이 얼마나 넓은지 세삼 느껴지더라구요.

피크에서는 기념으로 남편과 발사진만 찍고 누워있다가 내려왔어요.
남편이 내려오다가 말같은 무언가의 엉덩이를 본것 같다고 했는데요, 이 산에 무슨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곰곰히 다시 생각해보니 무스였던 것 같아요. 와 이 산에 동물이 정말 살고 있구나, 무언가가 살고 있어!!!! 사냥꾼이 많은 이유가 있었네요.
조심해 무스야 잡히지마 😭🐎🦌🐂 다들 조심해~

The Epic Park In Idaho Where You Can Take Home 15-Million-Year-Old Fossils

집으로 돌아가는 길 Fossil Bowl이라는 곳을 지나쳤어요. 등산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면 들르려고 했는데 해가 짧아져서 그냥 집으로 돌아갔네요. 이곳은 화석을 캘 수 있는 곳이라고 해요. 식물 화석같은 게 굉장히 많나봐요. 다음에 꼭 가보고 포스팅하겠어요 👊🏻
석양도 너무 멋있고, 저렇게 동그란 해를 보기가 쉽지가 않은데 진짜 날씨가 다한 날이었네요.
총 11.63마일 (트레일은 5.6마일) 4시간 20분, 가을을 한껏 느끼고 왔던 10월 첫째주 하이킹 끝!